정부 “전공의 사직서도 단체행동…업무개시명령 대상”

입력 2020-08-27 13:59 수정 2020-08-27 14:02
전국 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지난 26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집단 휴진 중인 전공의·전임의 358명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복귀하지 않을 경우 고발과 행정 처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7일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오늘은 어제 방문한 수련병원을 재방문해 업무개시명령이 발부된 전공의 등의 복귀 여부를 확인하고, 미복귀 시에는 고발 및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의료계 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8시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주요 20개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응급실은 조사 당일 1시간 내, 중환자실은 다음날 9시까지 복귀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면허정지나 취소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윤 반장은 “복지부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집단 휴진이 계속 이어질 경우 현장 조사의 범위와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환자 발생이 수도권 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임을 고려해 현재 수도권에 한해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휴진에 나선 전공의 가운데 다수가 전화를 꺼 놔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반장은 “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지침에 따라 대다수 휴진자가 휴대전화를 끄고 연락을 받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명령서 수령을 회피했으며, 이 경우 병원 관계자 등에게 명령서 수령증과 확인서를 교부한 뒤 휴진자에게 송달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채증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집단휴진 주도자를 대상으로 업무방해죄 또는 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을 검토하고, 신속한 수사·기소가 가능하도록 관계기관 협조체계 구축을 병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고,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총 300여명 중 10여명의 사직서를 접수한 상태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사직서 제출을 집단행위의 한 사례로 보고 있다”며 “사직서 제출인 경우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할 수 있으며, 불응 시에 그에 따른 조치는 동일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숙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판례에 따르면 집단 사직서 제출 행위를 단체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유형의 집단휴진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사직서를 제출하였을 경우에도 업무개시명령은 할 수 있고, 불응한 것은 동일하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그리고 1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