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등극한 ‘조국흑서’, 서민 “진정한 또라이 덕에…”

입력 2020-08-27 13:50 수정 2020-09-01 10:50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좌)가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 유튜브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조국흑서’ 필진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출간 후기에서 문재인 대통령·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들의 태도가 바뀌었다면 책이 나오지 않았거나 출간되더라도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비꼰 것이다.

서 교수는 지난 26일 블로그에 올린 ‘조국흑서 제작 후기’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 감사할 사람을 찾고 싶어진다. 이걸 기획하신 대표님과 대담을 녹취해 글로 옮긴 김창한 선생님께 감사드리는 건 당연하지만 더 감사한 분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님이다. 많은 분이 이 책을 산 건 그만큼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심하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리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어 “2월부터 5월까지 대담을 마치고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문 대통령이 개과천선해서 착한 대통령으로 돌아오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며 “국민을 위해선 그게 좋으니 그러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국민과 담을 쌓은 채 폭주를 거듭했고 그건 고스란히 이 책의 판매로 이어졌다”고 비꼬았다.

서 교수는 또 ‘조국흑서’의 책 제목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거론하며 “이 책을 만들면서 변하지 않았던 한 가지는 책 제목이었다”며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나라 꼴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추 장관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추 장관은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를 넘나들며 진정한 또라이가 뭔지를 보여주셨다”며 ‘원래 그런 분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이전에는 정상인, 심지어 의인 코스프레를 했기 때문에 최근 폭주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고 비꼬았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도 서 교수의 감사를 받았다. 그는 “우리 필진을 한자리에 모아주신 분이 바로 조 전 장관이니, 이 분이야말로 이 책이 탄생하는 데 일등공신이다”며 “지금도 SNS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며 결백을 주장함으로써 이 책의 필요성을 더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분이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절이라도 들어가 계셨다면 이 책이 얼마나 뜬금없게 느껴지겠는가”라고 부연했다.

서 교수는 또 다른 범여권 인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집값을 와장창 올려주신 김현미 국토부 장관님, 맛이 간 게 역력해 보이는 이해찬 전 대표님, 추함의 극치를 보여준 최강욱 의원님과 황희석 최고위원님, 문재인을 망치는 주역이 됐던 수십, 수백만의 문빠들”이라며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도, 팔리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조국흑서’ 필진. 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권경애 변호사. 천년의 상상 제공

서 교수는 후기에서 ‘조국백서’ 필진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백서가 걷은 3억원이면 우리 책 10권은 만든다”며 “판매량에서 얼추 비슷해졌으니 당당하게 물어보겠다. 조국백서 제작진님, 님들이 걷은 3억원 어디 썼냐. 우린 그 10분의 1로 (책을) 만들었다”며 글을 맺었다.

‘조국백서’ 측은 후원금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국백서’ 필진에 참여한 최민희 전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서추진위는 ‘사전구매’ 형식으로 후원금을 받았다. 리워드로 책을 보내는 사전펀딩 형식이었다. 책을 서점에 풀기 전에 후원자 7100명에게 8400권을 가장 먼저 배송했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또 “백서 출간 이후 소송 대비 등 목적으로 책값보다 조금 넉넉한 후원을 요청했고 이를 사전에 알렸으며 이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참여해주셨다”며 “추후 백서추진위 사업을 마치고 남은 후원금과 수익금은 공익단체 기부 등 투명하게 집행할 것을 이미 약속했고 지킬 것이다. 향후 사실과 다른 악의적 공격에 대하여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