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올해 21연승째를 거두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웨스턴 & 서던오픈(총상금 422만2190달러) 준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5일째 단식 8강전에서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34위·독일)를 맞아 2대 0(6-3 6-1) 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가벼운 목 부상도 안고 있었지만 32강전부터 한 세트도 상대에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승부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 대회 4강에 통산 8번째 진출에 성공해 최다 4강 진출 타이기록도 세웠다. 기존 기록을 갖고 있던 지미 코너스 스테판 에드베리 로저 페더러 빌 탈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조코비치는 또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라파엘 나달(2위·스위스)가 보유한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최다 우승 기록(35회)과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나달은 코로나19 감염 위협 탓에 이 대회는 물론 같은 장소에서 오는 31일 열리는 US오픈도 불참한 상태다.
조코비치는 지난 6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아드리아 투어’란 미니 투어 대회를 직접 기획해 개최했다가 자신의 아내,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 등과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대회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는 상태에서 치러진 데다 조코비치 등 참가자들이 심야 클럽 파티를 즐기고 이벤트 농구 경기를 펼치는 등 경각심 없는 모습을 보여 조코비치에 많은 비판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의 기세를 코로나19도 막지 못했다. 불과 7월 초 재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회복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2011 2015 2018년에 이은 US오픈 4번째 우승 전망을 밝혔다.
조코비치의 준결승 상대는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12위·스페인)으로 결정됐다. 아굿은 8강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4·5위)를 2대 1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가 상대 전적에서 8승 3패로 앞서있지만, 지난해 3번의 맞대결에선 바우티스타 아굿이 2승 1패로 강한 모습이 보여 조코비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함께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 & 서던오픈(총상금 195만79달러)에서는 오사카 나오미(10위·일본)가 아넷 콘타베이트(20위·에스토니아)에게 2대 1(4-6 6-2 7-5)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오사카는 4강에서 엘리서 메르턴스(22위·벨기에)와 맞붙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