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낮은 제천~영월 고속도로 예타 통과 이유는?

입력 2020-08-27 11:01 수정 2020-08-27 11:24

충북도와 강원도의 현안 사업 중 하나인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정부가 지난해 4월 경제성 이외에 지역균형발전 등 사업 추진 필요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예타 제도를 개선한 게 주효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 바로 들어가 오는 2025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개통은 오는 2031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제천∼영월 고속도로 사업은 평택∼삼척 동서고속도로의 미착공 구간 일부인 제천∼영월 29㎞를 4차로로 신설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1조979억원이다.

이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한 예타에서 경제성을 나타내는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0.46으로 측정됐다. KDI는 BC 1 이상 나와야 사업추진 의견을 낸다.

기대 이하의 BC가 나오자 제천~영월 구간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 정책성, 낙후성 등을 반영하는 분석적 계층화 과정(AHP) 평가가 예타 통과를 견인했다.

정부는 BC가 1을 넘지 않더라도 AHP 평가가 0.5 이상이면 사업이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 BC는 5% 낮추고 AHP는 5% 올린 기준이 적용되면서 예타 통과가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충북과 강원 12개 시·군이 참여한 동서고속도로 추진협의회(회장 류한우 단양군수)도 청와대 국민청원과 포럼, 대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힘을 보탰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제천 동부지역 동제천IC와 단양 북부지역 북단양·구인사IC를 통해 직접 연결돼 이 지역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천과 단양의 지역발전은 물론 관광객의 추가 유입 요인으로 작용해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청·전라권까지 접근성이 좋아져 공동화 현상이 가속하는 강원 남부권에 새로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제천~삼척 250.4㎞를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는 2014년 평택~충주 구간 103.3㎞에 이어 2015년 충주~제천 23.9㎞ 구간을 완공하는 등 총 127.2㎞를 개통한 상태다.

충북도 관계자는 “제천∼영월 고속도로 사업은 당초 비용대비편익(B/C)이 낮아 예타 통과에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며 “지역 발전을 견인할 SOC사업이 계획대로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삼척시는 이번 예타 통과를 잔여구간인 영월~삼척(92.3km)을 연결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 발전을 위해 핵심 인프라 건설을 국가 차원에서 선제적 투자를 한 것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밝혔다. 삼척시 관계자도 “국가 균형발전의 당위성을 강조하여 삼척~영월 구간이 착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

청주, 춘천=홍성헌 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