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손절’ 분위기에 극우 성향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1야당은 어정쩡하다. 당 공식 논평에 전광훈 목사는 통합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응분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렇게 의리가 없으면서 무슨 정치를 하겠나. 정치도 다 사람이 하는 거다”라고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전광훈 목사 보러 광화문에 나간 게 아니다. 정권의 폭주에 저항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갔다”며 “독재에 맞서 싸우려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같이 돌을 던지고 있다. 이런 당이라면 국민도 언제 손절할지 알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독재정권은 이렇게 우파 분열을 노린다”며 “전광훈 목사에 대한 공과는 나중에 평가하고, 지금은 마녀사냥으로부터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구하는 게 먼저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민경욱 전 통합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통합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어디서 굴러먹던 하태경, 김종인 따위가 당으로 들어오더니 나더러 극우라고 한다”며 “좌파인 너희들 눈엔 그렇게 보이겠지. 정통 우파 미래통합당 당원들이 말랑말랑하게 보이지”라고 적었다.
유튜브 ‘신의한수’ 채널 신혜식 대표도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김종인을 제거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김진태·민경욱·차명진 의원이 열심히 싸워주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격려하고 박수쳐야 한다”고 말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최근 방송에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극우 비판에 “제정신이냐” “개잡놈의 XX들아”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극우 손절’에 나서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의 당은 저희와 다르다. 그러나 국민은 ‘같은 보수 계열 아니냐’면서 뭉뚱그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리고 그런(극우) 분들이 보편적 정서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면서 우리 당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정당으로 비치고, 그것 때문에 쉽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나 여론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우리는 극단적인 생각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줘야 중도층 국민이 당을 지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렇게 추진할 구상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주 원내대표는 “전문가들 조언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극우계열 인사들과 분리를 선언한 셈이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앞장서서 (극우세력과의) 단절을 주장하고 있고, 갈수록 많은 분이 제 생각에 공감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많은 국민은 (통합당과 극우세력이) 과거에 집회를 같이했기 때문에 한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당 내부에서 단절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