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지침을 변경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침 변경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캘리포니아주는 변경된 지침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CNN방송은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팀이 지침 변경을 논의한 20일 회의에 파우치 박사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우치 박사는 당시 수술 중이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마취 상태로 수술을 받고 있었고 검사 지침 변경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CNN에 밝혔다.
파우치 박사는 “변경된 지침이 무증상 감염의 확산이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수정된 지침이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우치 박사의 발언은 변경된 지침이 백악관 태스크포스팀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에 배치되는 것이다.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 보건 차관보는 파우치 박사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서명을 했냐는 질문에 “그렇다. 태스크포스에서 논의하는 단계부터 모든 전문가가 동의했고 서명했다”고 말한 바 있다.
변경된 지침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과 15분 이상 6피트 이내에서 밀접 접촉을 했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반드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를 사실상 방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경된 지침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최고 권위자 중 1명으로 꼽히는 파우치 박사가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냄에 따라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의학협회 회장 수잔 베일리 박사는 CDC와 보건사회복지부(HHS)에 변경 사항에 대한 “과학적 정당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CDC의 새로운 지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현장의 전문가들을 따를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