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우리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입력 2020-08-26 20:38

“아무도 우리 팀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죠. 다들 T1의 승리를 예측하더라고요.”

아프리카 프릭스 ‘기인’ 김기인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아프리카는 2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포스트 시즌 와일드카드전에서 T1을 세트스코어 2대 1로 잡았다. 아프리카는 이날 승리로 오는 28일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무대에서 젠지와 대결할 자격을 얻었다.

대다수 팬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까지도 T1의 승리를 점쳤던 경기였다. 아프리카는 올 시즌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유독 힘을 못 썼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에 접어들자 전혀 다른 양상의 경기가 나왔다. 이날 아프리카는 모든 라인에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거침없이 스노우볼을 굴려 플레이오프 1라운드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기인은 평소보다 조금 상기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예측을 뒤엎고 이겨 기쁘다”고 승리 소감부터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팀을 상대하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3세트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픽으로 꼽히는 탑 칼리스타를 플레이했다. 김기인은 “애초 염두에 두지 않았던 픽이었지만, 밴픽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니 탑 칼리스타가 괜찮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 리스크 픽이지만) 부담감이나 긴장감은 없었다.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 뽑을 수 있다”며 챔피언 숙련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1세트에 ‘칸나’ 김창동과 아칼리 대(對) 루시안 구도로 대결한 것과 관련해선 “팀원들이 힘을 보태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구도에선 루시안 쪽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기인은 “루시안이 1대1 구도에서 많이 유리하지만, 레벨을 높일 수록 아칼리 쪽이 할 만하다”면서 “선수가 하기 나름인 구도”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김기인은 다음 젠지전도 승리로 마무리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자신의 맞상대가 될 ‘라스칼’ 김광희에 대해 “라인전도 강하고 단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포스트 시즌을 승리로 시작했다. 젠지전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