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이 현실화되면서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26일 주요 환자 커뮤니티에는 진료 공백의 현실화를 보여주듯 환자들의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
한 암환우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버지는 충수암 4기 복막 전이된 환자”라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8월 31일로 수술이 예정돼 있었는데 파업으로 수술이 연기될 것이라고 한다. 10시간 이상 걸리는 큰 수술이고 아버지의 목숨이 달린 대수술이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퇴원했다가 전화가 오면 그때 입원하라고 하는데 하루하루가 매일 불안해서 의료 파업 기사들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왜 피해를 우리가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자궁 근종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던 한 환자도 산부인과 커뮤니티에서 피해를 주장했다.
해당 글쓴이는 “8월 17일 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9월 1일로 연기됐다”며 “오늘 또 전화가 와서 수술을 미룰 수 있냐고 한다. 제왕절개가 아니고는 다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마취과에서 마취를 안 해줄 수 있다고 한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상태라 수술 시기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잡은 건데 이렇게 미뤄지니까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합의가 무산되고 의사들의 진료 거부가 현실화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이 대거 현장을 떠난 대학병원에서는 응급 수술을 제외하면 상당수 수술이 멈춰선 상태다.
26일 서울 대형 병원들의 수술은 40%가량 연기됐고 27일부터는 50%이상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동에서 환자를 돌볼 인력이 부족해 신규 입원을 받지 않는 병원도 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내과계 환자들이 입원할 때 병동에서 환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사람이 간호사와 전공의”라며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빠져버리니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