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의 ‘표절 연설문’ 논란 배후에 이복딸 이방카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멜라니아 최측근 인사가 곧 출간할 책에 폭로한 내용으로 두 모녀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끝없는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처가 낳은 딸이자 백악관 선임 보좌관인 이방카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침 멜라니아 여사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을 앞둔 와중에 이 같은 일화가 또 공개돼 관심을 끈다고 전했다.
출처는 내달 1일 출간되는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의 저서 ‘멜라니아와 나(Melania & Me)’다. 뉴욕패션위크 총감독을 지낸 울코프는 멜라니아 여사의 최측근이자 뉴욕 사교계의 저명인사로 한때 백악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가디언이 출간에 앞서 입수한 책의 원고를 보면 멜라니아 여사는 4년 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직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울코프는 책에 “만약 이방카가 릭 게이츠(당시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 부본부장)를 컨트롤하고 있고, 릭이 멜라니아의 전당대회 연설문을 썼다면 이방카가 그 배후에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는 연설문 작성자가 자신의 잘못이라며 모든 책임을 졌다.
울코프는 두 여인의 피 튀기는 신경전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 직원 고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방카와 그 측근들을 향해 ‘뱀’이라고 불렀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 당시 자리 배정을 두고 둘이 다툼을 벌인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사방에 이방카의 지문이 묻어 있었다”며 당시 화가 난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 내 사적 공간이자 자신의 영역인 스크린룸을 이방카가 사용하도록 누가 허가했는지 묻는 문자를 장황하게 보내왔다”고 적었다.
울코프는 멜라니아와 17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준비 때부터 이듬해 2월까지 멜라니아 여사의 자문역을 맡아 무보수로 일했다. 하지만 그의 회사가 취임식 준비를 도우며 2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이후 울코프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자금 유용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할 때 협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와 나’의 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는 “이번 책은 ‘거의 파괴된 울코프’가 자신이 당한 배신에 대한 응답을 내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