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마약 밀매자”…美,중국산 ‘펜타닐’과의 전쟁

입력 2020-08-26 15:53
SCMP영상 캡처

미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Fentanyl) 밀수의 핵심 인물인 중국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제재를 하며 펜타닐과의 전쟁을 재차 선포하고 나섰다.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밀수되는 펜타닐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미주 지역에서만 7만~8만명에 이르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미·중 외교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5일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수출한 타오타오 장(32)과 그가 운영하는 홍콩 업체 앨리라이즈 테크놀로지의 미국내 자산에 대해 동결 조치하고 이들과 미국인들의 거래를 금지했다.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은 장씨가 당국의 압수를 피하기 위해 펜타닐의 원산지와 내용물을 속인 채 화물 운송 서비스를 통해 미국으로 들여왔다고 밝혔다.

미국내 유통조직은 장씨로부터 받은 펜타닐 1㎏으로 최대 100만개의 가짜 의약품으로 만들어 불법 유통했다.

재무부는 장씨를 ‘화학자 및 화학 물질 공급업자’로 지칭했다. 장씨는 상하이와 홍콩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으나 홍콩에 등록된 앨리즈 테크놀로지는 설립 6년만인 지난해 11월 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자산관리국은 뉴저지 소재 검찰 및 마약단속국 관계자들과 조율해 이번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혀 장씨의 일부 선적품이 이 지역 항구를 통해 밀수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잔 깁슨 마약단속국 뉴저지 지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뉴저지 주에서 불법적인 펜타닐 유통이 대규모로 이뤄졌다”며 “이 마약으로 지역사회를 물들이려는 사람들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재무부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마약 밀매자 중 한 명인 중국인 타오타오 장을 제재했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인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산 펜타닐 및 기타 합성 마약의 생산·밀수에 맞서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마약 밀매 조직이 중국에서 불법 화학 물질로 펜타닐을 제조하고 미국으로 밀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화학 산업 규제를 통해 마약 제조물질이 암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8월 펜타닐 확산에 대해 “이것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마약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온 펜타닐은 아편과 같은 마약”이라며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펜타닐은 당초 암 환자나 수술환자를 위한 진통제로 개발됐으며,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80배 진통 효과를 지녔으며 극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펜타닐은 미국 뿐아니라 러시아를 거쳐 유럽연합(EU) 지역으로 확산돼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