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작년까지 2년 동안 500명 넘는 중국인이 중국 국적을 버리고 키프로스 국적을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알자지라 탐사보도팀은 부동산 재벌, 제약회사 CEO 등 중국인 500여명이 키프로스의 ‘황금 여권’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명단에는 24조원의 재산으로 세계 7위 여성 재력가 순위에 오른 양후이옌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검열 및 단속이 심한 중국 본토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이나 재산 은닉을 위해 키프로스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키프로스는 이민자들에 여러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유럽연합(EU) 가입국으로, 다른 유럽국가와의 이동과 투자가 자유롭다. 또한 다른 EU 국가와 달리 실제 거주한다는 조건 없이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만으로 국적 변경이 가능하다.
키프로스는 2013년부터 이른바 ‘투자 이민’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로, 215만 유로(약 30억원) 이상을 국내 산업에 투자하면 키프로스 국적을 부여하고 있다. 대부분은 부동산 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EU는 키프로스의 투자 이민이 ‘여권 장사’에 불과하다며 거듭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돈세탁 등 각종 부패와 연관된 ‘검은돈’이 유럽 내부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2013년 이후 키프로스는 침체된 경기 부양책으로 투자 이민 정책을 활용해왔기 때문에 제도 폐지는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