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예자랑” 장병들 분노에 국방홍보원이 올린 글

입력 2020-08-26 13:59 수정 2020-08-26 14:17
국방홍보원 페이스북 캡처

국방홍보원이 게시한 수해복구 홍보 글이 군인 희화화 논란에 휩싸이자 해당 관계자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국방홍보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번 국방홍보원 카드 뉴스와 관련하여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며 “국방홍보원은 장병들의 수해 지원 활동을 소개하는 10컷으로 구성된 카드 뉴스 1편을 제작, 게재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장병들이 국민의 어려움에 동참하고 국민은 장병들의 봉사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부 적절치 못한 문구와 이미지를 사용하여 장병들의 노력을 전달하는데 중대한 실수를 하게 됐습니다”라며 “이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국방홍보원은 국민과 군 사이에서 우리 군 장병들의 노력과 노고를 알리고 국민과 군을 가깝게 하고자 노력하는 기관으로 앞으로의 제작과정에서 더욱 신중히 검토하여 이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국방홍보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국방홍보원은 노래 가사 ‘무조건’을 인용해 “수해복구할 땐 나를 불러줘, 어디든지 달려갈게~”라는 문구를 넣은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힘든 표정으로 뛰어가는 군인 4명의 모습과 ‘전국 물난리’ ‘어디든_국군’ 등의 해시태그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국방홍보원 페이스북에는 수백건 이상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은 “대민지원에 힘쓰는 장병을 너무 장난스럽게 표현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전국노예자랑” “이러니 군대가 욕먹지 휴가 짤리고(잘리고) 노동하러 간다” “강한 친구 육군! 노예시장 매달 오픈!” 등의 반응도 주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군인들의 외출, 휴가가 제한된 상황에서 외부로 나가는 대민지원 활동을 홍보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밖으로 나가는 휴가는 안 되고 똑같이 나가는 대민지원은 된다는 거냐”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국방홍보원은 이날 원본 게시글을 삭제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