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시절’ 재건 시작?…승격 리즈, 발렌시아 로드리고 영입

입력 2020-08-26 13:11 수정 2020-08-26 13:29
로드리고 모레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가 발렌시아의 주포 로드리고 모레노(29)를 영입하며 화려했던 ‘리즈시절’ 재건을 꿈꾸고 있다.

발렌시아는 2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에 “리즈와 모레노의 이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모레노의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21억원)에 활약에 따라 1000만 유로(약 140억원)가 추가될 수 있는 걸로 알려졌다. 공식 계약은 메디컬 테스트 등을 마친 뒤 이뤄질 예정이다.

리즈는 ‘리즈시절’이란 말로 국내 팬들에 친숙한 팀이다. 이 말은 박지성(39)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동료였던 앨런 스미스(40)가 리즈에서 활약하던 시절을 뜻하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맨유로 이적해 뤼트 판 니스텔로이나 루이 사하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유수의 선수들에 밀리고 부상을 입으며 후보로 전락하자 이를 조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용어 자체가 큰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표현하는 말로 굳어졌다.

흰색이 잘 어울리는 앨런 스미스의 모습.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캡처

이 말처럼 리즈의 리즈시절은 화려했다. 1990~2000년대 리즈는 로비 킨 로비 파울러 올리비에 다쿠르 리오 퍼디난드 조나단 우드게이트 해리 키웰 리 보이어 등 유명 선수들을 보유해 전성기를 누렸다. 2000-2001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4강에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급격한 재정 악화로 선수들의 이탈을 막지 못하고 강등됐다.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 승격이 좌절됐던 리즈는 지난 시즌 드디어 잉글랜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2003-2004시즌 이후 17년 만의 1부 복귀를 확정지었다. 리즈를 승격시킨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승격에만 만족하지 않을 모양새다. 발렌시아의 주포였던 모레노 영입은 그런 야망 실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모레노는 리즈의 스쿼드에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선수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총 172경기를 뛰며 38골 33도움을 올렸다. 챔피언스리그 30경기 4골 3도움, 유로파리그 22경기 8골 4도움으로 큰 대회에서 뛴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23세 때 데뷔해 22경기 8골을 넣었다. 리즈에 다시 ‘리즈시절’을 안길 최전방 자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반면 발렌시아의 ‘리즈시절’은 이제 근시일 내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재정의 어려움을 겪은 발렌시아는 팀 내 고액연봉자들을 모두 팔아치우고 있다. 모레노를 비롯해 페란 토레스(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로 향하게 됐고, 프란시스 코클랭과 다니 파레호는 비야레알로 떠나게 됐다. 수비수 에세키엘 가라이는 계약 만료로 방출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