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앉혀놓고 “2차 성징?”…‘아내의 맛’ 황당한 성희롱 논란

입력 2020-08-26 10:11 수정 2020-08-26 11:20
TV 조선 프로그램 '아내의 맛' 캡처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이 미성년 출연자의 사생활을 여과 없이 방송에 노출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5일 TV 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는 트로트 가수 정동원(14)과 임도형(12)이 출연해 변성기 검사를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의사는 두 사람에게 사춘기 신체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고, 두 사람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하던 정동원과 임도형은 각자 대답을 내놓았다.

해당 장면에는 ‘변성기와 밀접한 필수 확인 요소’라는 자막이 붙었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사춘기 출연진에게 이차 성징 여부를 묻고, 이를 편집 없이 내보낸 것은 아동 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영상에는 댓글 약 1000개가 달렸으며, 많은 시청자가 클립 영상 삭제와 재편집, 출연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TV 조선 프로그램 '아내의 맛' 네이버TV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

네티즌들은 “자극적 방송을 위해 제작진이 최소한의 인권도 지켜주지 않았다” “방송 윤리 의식도 없는 무책임한 방송이 뭐가 자랑이라고 클립(영상)까지 올리는지 모르겠다”며 ‘아내의 맛’ 제작진의 부족한 인권 의식을 꼬집었다.

스튜디오에서 두 사람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던 ‘아내의 맛’ 패널들에게도 질타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누가 봐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장면인데 크게 웃는 패널들은 대체 뭐지”라며 해당 장면을 문제의식 없이 재미로 소비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문제의 클립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