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독수리 5남매’ 막말 파문…법사위 향해 ‘X소리’

입력 2020-08-26 08:39 수정 2020-08-26 10:09
더불어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25일 유튜브 방송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을 비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김남국TV 유튜브 캡처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저런 X소리를 어떻게 듣고 있어야 하느냐”고 한 발언을 사과했다. 통합당이 “국회를 모욕했다”며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장 의원은 전날 오후 생중계된 ‘민주당 혁신 라이브 독수리 5남매’ 방송에 법사위 소속인 김남국 의원과 20대 국회 때 법사위원이었던 이재정 의원 등과 함께 출연했다.

방송에선 이날 열린 법사위에 출석했던 김남국 의원이 “감사원장이 가시고 거꾸로 오후에는 예결위에 출석하셨던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셔서 질의를 한다”고 하자 장 의원은 “기대된다. 같은 동료 국회의원이어도 법사위를 보고 있으면 너무 기대된다. 활약. 대활약”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이 그러면서 “법사위 재미…재미있다고 하면 안 되지. 기대된다”고 하자 이 의원은 “싸움을 즐기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장 의원은 통합당을 겨냥한 듯한 “법사위원 분들은 정말 힘드시겠다. 저런 말도 안 되는 X소리라고 해도 되나, X소리를 어떻게 듣고 있어야 하느냐”고 발언했다.

장 의원 발언에 이 의원은 당황한 듯 “그래도 명색이 족보 없는 방송이지만 이것도 방송인데…도그(dog·개) 이야기는 삼가달라”고 했다. 장 의원이 이 의원을 향해 “법사위원 하셨었지 않느냐”고 이야기하자 이 의원이 “사실 정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상임위이긴 하다”며 마무리를 지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창립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두번째), 장경태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임요환, 박정석 전 프로게이머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수리 5남매란 이재정·김남국·김용민·최혜영·장경태 의원 등 민주당 내 젊은 의원들이 만든 모임이다. 당 혁신 과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지난 19일부터 ‘우리가 바라는 전당대회’ ‘민주당 위기인가?’ 등의 주제로 방송하고 있다.

장 의원의 막말이 논란이 되자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그것도 공개적으로 해도 되느냐”며 “국회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우리 법사위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김도읍 간사 등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권력형비리 수사 등 법사위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수진 의원, 김도읍 간사, 유상범 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위원장께서는 장 의원으로부터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되고 민주당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장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에 제소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소통 방송에서 지지자분들과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쟁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법사위 상황에 대한 갑갑함 등 상황 전반에 대한 짧은 표현이었지만 그 표현의 부적절함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