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먹방(먹는 방송) 인기에 눈이 멀어 3살짜리 딸을 35㎏까지 살을 찌운 부모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영상을 보면 아이는 “더 못 먹겠다”고 애원했지만 부모는 계속 음식을 먹였다. 아동학대 논란까지 벌어진 동영상 계정은 결국 폐쇄됐다.
25일 중국 현지 언론은 많은 인기를 누리던 아동 페이치(佩琪)의 먹방이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끝에 최근 관련 계정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페이치의 첫 먹방은 지난 2018년 10월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시과스핀(西瓜視頻)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페이치의 부모는 딸의 일상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다가 먹는 영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본격적으로 먹방 기획을 시작했다. 당시에도 아이는 통통한 모습이었지만 체중은 정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먹방이 계속될수록 페이치의 몸무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 2세였던 페이치의 몸무게는 25㎏이었고, 지난 5월 만 3세일 때는 30㎏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35㎏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나이를 감안하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초고도 비만에 해당한다.
페이치를 비만에 이르게 한 책임은 순전히 부모에게 있었다. 그들은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등 3살 아이가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고열량 음식을 선택해 별다른 제한도 두지 않은 채 아이가 최대한 많이 먹도록 부추겼다. 이에 많은 누리꾼이 페이치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부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업로드된 영상을 보면 페이치의 엄마는 끊임없이 페이치에게 음식을 준다. 아이가 “그만 달라. 더 못 먹겠다”고 간청해도 소용없었다. 중국 변호사들은 “만약 부모가 인기나 돈에 눈이 멀어 아이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인 사실이 입증된다면 이는 아동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동영상 속 아이는 심각한 과체중으로 다리가 변형돼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네티즌들은 “아이를 돈벌이로 이용한다” “아이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잇따른 네티즌들의 신고에 동영상 계정은 결국 폐쇄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음식 낭비 현상이 가슴 아프다. 음식 낭비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지시한 뒤 먹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식량 생산은 매년 풍족하지만 식량안보 위기 의식은 여전히 부족하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까지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