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태풍 영향권…‘초속 60m’ 역대급 강풍 몰고 온 ‘바비’

입력 2020-08-26 05:37 수정 2020-08-26 09:33
뉴시스

26일 오전 5시 현재 전국이 역대 최강 수준의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바비가 최대 순간 풍속 초속 60m의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우리나라 역대 태풍 중 가장 강력한 강도의 바람이다.

기상청은 이날 바비가 중심기압 940hPa 안팎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했으며 오후엔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26일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우리나라는 태풍의 우측인 위험반원에 위치하며, 태풍의 강풍 반경이 420㎞ 안팎이어서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게 된다.

예상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도와 서해안이 초속 40~60m, 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 등 그 밖의 서쪽 지역과 경남은 초속 35m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 수준이어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풍속으로 역대급 강풍이다.

역대 태풍의 최대 순간풍속은 2003년 9월 12일 ‘매미’가 초속 60.0m(제주)로 가장 빨랐고, 2000년 8월 31일 ‘쁘라삐룬’ 58.3m(흑산도), 2002년 8월 31일 ‘루사’ 56.7m(흑산도), 2016년 10월 5일 ‘차바’ 56.5m(고산), 2019년 9월 7일 ‘링링’ 54.4m(흑산도)가 뒤를 이었다.

바비와 이동경로가 가장 비슷한 태풍은 링링이다.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낳은 태풍은 1959년 9월 15~18일 발생한 ‘사라’로 849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1972년 ‘베티’(사망·실종 550명), 1987년 ‘셀마’(345명), 2002년 ‘루사’(246명)도 심각한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재산상 피해가 가장 컸던 태풍은 2002년 8월 30일∼9월 1일 발생한 ‘루사’(5조1479억원)이고 2003년 9월 12일~9월 13일 우리나라를 할퀴고 간 ‘매미’(4조2225억원)가 그다음으로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바람으로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안가나 높은 산지와 도서지역은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전국에는 많고 강한 비가 함께 온다. 태풍의 이동경로와 가깝고 지형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전라도,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는 25~27일 최대 300㎜(제주도 산지 5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 남해안(25~27일)과 경북서부 내륙(26~27일)은 최대 150㎜, 그 밖의 전국(26~27일)은 30~100㎜의 비가 온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