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론회는 이낙연 후보의 자가격리로 인해 화상토론으로 진행합니다. 이낙연 후보는 자가격리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토론에 참여 중입니다’
25일 오후 11시경 시작된 KBS 1TV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이런 자막이 떴다. 사상 처음으로 생방송 화상 생중계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토론회는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방역 당국으로부터 14일 자가격리 요망 통보를 받으면서 이뤄졌다. 이 후보는 자택에서 토론회에 참가했고, 방역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번 온라인 토론회는 ‘뉴스9’ 스튜디오에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설치하고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세 후보자를 화상으로 연결하면서 시작됐다. 스튜디오가 아닌 각자의 장소에서 정견을 발표하는 세 후보자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코로나19 상황에 발 맞춰 비대면 방식을 도입한 방송의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KBS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이후 안전을 위해 비대면 제작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도 비대면 생방송 화상 토론 방식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난방송 주관사 KBS는 19일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사건건’을 시작으로 뉴스 제작 부서에 대면 최소화나 화상 연결 권장 등 지침을 담은 ‘감염병 지속 시 업무추진계획’을 각 부서에 전달하고 방송 전반에 비대면 제작 방식을 도입했다.
스튜디오에서 앵커와 대담할 때도 2m 이상 거리두기를 지시했고,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필수 사업장 소독이 완료되는 24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방송하기로 했다. 현재 뉴스 진행이 가능한 별도의 스튜디오도 마련해둔 상태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비상 상황에서도 방송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앞서 이 후보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천구 보건소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가격리 기간은 31일 정오까지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같은 스튜디오에서 함께 촬영했던 CBS 소속 기자가 18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후보는 이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20일부터 일정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게 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