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북상…제주 비 시작

입력 2020-08-25 18:39 수정 2020-08-25 18:41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앞바다에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뉴시스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가운데 제주 일부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제주도 앞바다에는 집채만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태풍 바비는 26일 새벽까지 세력을 키워 이날 오후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6일 오후 4시 현재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0m인 강도 ‘강’의 중형태풍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약 400㎞ 해상에서 시간당 12㎞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내일(26일) 오전 3시쯤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m인 ‘매우 강’으로 세력을 키워 이날 오후 3시 서귀포 서쪽 약 120㎞ 해상까지 진출한 뒤 27일 오전 3시 백령도 남동쪽 약 130㎞ 해상을 지나 중국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하는 시간대를 서귀포시지역은 26일 오후 4시, 제주시지역은 이날 오후 5시로 내다보고 있다.

최대 풍속 초속 47m는 성인 남성과 큰 바위를 날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어놓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다. 풍속 자체로는 2000년대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태풍 ‘루사’(33m/s)를 압도하는 규모다.

특히 제주도 등 우리나라는 태풍 진로의 오른쪽인 위험 반원에 놓여 바람의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태풍 경보, 제주도 산지·남부·서부에는 호우주의보, 제주도 산지에는 강풍주의보,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제주지역에 100~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산지에는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예상되고, 바다의 물결은 4~10m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바비가 제주에 최근접하는 26일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대부분이 결항된다.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하이에어, 진에어가 이날 하루 전편 결항을 결정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야간주기예정 항공편을 제외한 전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26일 오전 중 결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된 상태다.

제주도는 25일 오후부터 2단계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배수구 사전 점검, 양수기 등 수방자재 작동 점검, 시설물 결박 등을 시행하며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기상청은 “강풍이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건설 현장, 비닐하우스, 농작물 등의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