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극우와 다르다” 통합당 매정한 ‘손절’ 시작됐다

입력 2020-08-26 00:05 수정 2020-08-26 00:05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간의 행적을 기록한 영상을 보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눈가가 촉촉하다. 연합뉴스

8·15 광화문 집회 이후 미래통합당에서 ‘극우 손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5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의 당은 저희와 다르다. 그러나 국민은 ‘같은 보수 계열 아니냐’며 뭉뚱그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리고 그런(극우) 분들이 보편적 정서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면서 우리 당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정당으로 비치고, 그것 때문에 쉽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나 여론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우리는 극단적인 생각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줘야 중도층 국민이 당을 지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렇게 추진할 구상을 갖고 계신가’라고 묻자 주 원내대표는 “전문가들 조언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극우계열 인사들과 분리를 선언한 셈이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주 원내대표 발언과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하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앞장서서 (극우세력과의) 단절을 주장하고 있고, 갈수록 많은 분이 제 생각에 공감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많은 국민은 (통합당과 극우세력이) 과거에 집회를 같이했기 때문에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당 내부에서 단절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어 “세력적으로는 이미 분화가 됐다. 지금 지도부는 총선 전 지도부와 관계가 없다”며 “제가 총선 전에 극(極)비주류였다가 지금은 당권파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바뀐 것처럼 내부의 세력 교체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계속 때려 달라. 그럼 우리가 더 빨리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1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당내 극우 인사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통합당 전직 의원들과 당원들을 향해 “그분들은 조금이라도 카메라에 주목받고 박수 소리에 취하고 계신 것 같은데 오히려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데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그 심리세계를 한번 진단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일에는 배현진 통합당 대변인이 경찰이 검사를 위해 동행을 요청하자 거부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검사가 어려운 일인가”라며 “당장 자리에 임직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국정 책임의 직권을 맡았던 주목받는 인물일수록 정부의 방역 조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