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전 공격수 무고사(28)가 다음달 초 국가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을 길이 열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예외규정을 임시로 만들면서다. 당장 강등권 탈출 싸움에 바쁜 인천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25일 “FIFA가 24일 오전 선수소집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임시 규정을 만들어 통보해왔다”면서 “국가 간 이동 시 5일 이상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선수는 대표팀 소집 의무에 예외를 둔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귀국 뒤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국은 여기 해당한다. 인천 구단은 이날 중 무고사 차출 의사를 밝혔던 몬테네그로 축구협회 측에 거절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앞서 몬테네그로 축구협회는 지난 14일 인천 구단에 공문을 보내 현지시간으로 다음달 4일과 8일 진행될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대표팀에 무고사를 소집한다고 알려왔다. FIFA가 다음달 A매치 기간을 취소했지만 UEFA는 이 조치에서 예외였다. 규정대로라면 본래 A매치 기간 해당 국가 선수와 소속 구단은 부상이 없는 이상 소집에 응해야 한다.
인천은 현재 리그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지난 22일 17라운드 경기에서 바로 위 순위인 수원 삼성을 홈에서 1대 0으로 잡아내며 승점 차를 3점까지 줄여놓은 상태다. 시즌 첫 연승의 기세를 몰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올해도 1부 잔류의 희망을 남겨놓을 수 있다. 무고사는 선수단이 얇은 인천에서 사실상 거의 유일한 즉시 전력감 중앙 공격수다.
만일 FIFA의 이번 조치가 없었다면 무고사는 30일까지 몬테네그로에 입국해 4일부터 있을 국가대표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이후 8일 경기까지 마치고 곧바로 귀국한다 해도 자가격리 2주를 거치면서 최소 4경기를 결장해야 했다. 만에 하나 인천이 무고사가 없는 동안 꼴찌를 벗어나지 못한 채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해 리그가 22라운드에서 조기 종료라도 된다면 그대로 강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고사와 마찬가지로 대표팀에 소집된 키프로스 출신의 수비수 발렌티노스는 소속팀 K리그2 제주 유나이티드와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코치진이 먼저 논의한 뒤 선수 본인과도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렌티노스는 본래 이달 말 출국해 무고사의 고국인 몬테네그로와도 경기를 할 예정이었으나 FIFA의 이번 예외 조치로 소집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생겼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