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좌완투수’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3)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32)이 또 한 번 같은날 등판할 전망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 선발 등판이 확정됐고, ‘KK’ 김광현도 같은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두 선수이기에 이날 2005년 박찬호와 서재응 이후 15년 만의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동반 선발승’ 기록 작성도 기대된다.
류현진의 등판은 확정됐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25일 화상 인터뷰에서 “26일 체이스 앤더슨이 던지고 28일엔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한다”며 “27일 경기는 선발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토론토는 현재 선발 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맷 슈메이커(어깨) 트렌트 손튼 네이트 피어슨(이상 팔꿈치)이 각각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올라 가용 선발 자원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이적 후 에이스로 급부상한 류현진 등판일에 승리를 따내야 숨통이 트인다.
류현진은 실력으로 팀의 ‘믿을 구석’임을 증명하고 있다. 첫 두 경기에서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 8.00을 기록하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류현진은 이후 완전히 구위를 찾았다. 지난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6이닝 4피안타 1실점)과 23일 탬파베이 레이스전(5이닝 3피안타 1실점)에서 총 11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칼날 제구력’을 선보이며 8월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3.19까지 떨어졌다.
류현진의 활약에 지난주 토론토도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쉽게 앞서 나가지 못했던 토론토는 지난주 6연승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MLB닷컴이 선정한 파워랭킹도 23위에서 12위로 11계단 상승했을 정도.
보스턴전 전망도 밝다 보스턴은 29경기에서 9승 20패에 그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다. 다만 팀 타율 0.252(전체 10위)를 이끌고 있는 산더르 보하츠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보하츠는 좌완 투수를 상대해 올 시즌 타율 0.378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의 선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25일 취재진에게 배부한 게임 노트에서 26일(애덤 웨인라이트) 27일(다코타 허드슨)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김광현은 로테이션 상 허드슨 다음 경기에 등판해왔기에 큰 문제가 없다면 28일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등판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리그 개막이 미뤄지며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김광현은 개막 후 뜨거운 데뷔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 김광현은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처음 선발 등판해 3⅔이닝 1실점, 23일 신시내티 레즈전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리로 선발 투수의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MLB닷컴이 25일 선발로 9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하며 올 시즌 통합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마크하고 있는 김광현을 ‘가장 뜨거운 신인’ 10명 중 6위로 꼽기도 했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KBO리그에서 쌓은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한단 평가다.
피츠버그전은 ‘선발’ 김광현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피츠버그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전체 4위의 팀 타율(0.301)을 기록하고 있는 팀. 김광현도 지난달 25일 마무리 투수로 피츠버그를 만나 세이브를 올렸지만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고전한 경험이 있다. 4할에 가까운(0.394) 타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한 달을 보낸 포수 제이컵 스탈링은 김광현 ‘2연승’ 길목의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