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두 가지 종류 있다…가벼운 물과 무거운 물 존재

입력 2020-08-25 11:31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이 서로 다른 두 가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밝혀졌다.

포스텍은 화학과 김경환(사진) 교수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피보스 페라키스 교수 연구팀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액체상 물 분자의 정렬과 무질서화에 관한 구조동역학을 분석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물이 하나의 분자 구조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밀도와 구조를 가진 가벼운 물(LDL)과 무거운 물(HDL)로 이뤄져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공했다.

이 연구성과는 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최근 게재됐다.

보통 액체 상태의 물은 분자들이 무질서하게 흐트러져 있는 상태지만 레이저 빛의 전기장 속에서는 일시적으로 마치 얼음처럼 정돈된 상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강한 전기장 하에서 일어나는 물의 구조 변화를 들여다 봤다.

실험 결과, 물 분자가 레이저 펄스의 전기장 방향으로 순간적으로 정렬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빠르게 정렬된 물 분자들이 다시 무질서하게 배열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런 실험 결과를 분자동역학 계산과 비교했고, 실온에서 가벼운 물이 무거운 물보다 전기장에 의해 더 잘 정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레이저 빛의 강한 전기장을 이용해 액체상 물 분자들을 일시적으로 정렬시키고, 4세대 가속기의 강력한 X선으로 이 과정의 구조변화를 관측했다. 가벼운 물이 무거운 물보다 더 잘 정렬되는 결과를 통해 두 가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공했다. 포스텍 제공

김경환 교수는 “물의 다양한 특성이 무엇으로부터 기인했는지에 대한 학계의 오랜 논쟁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