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덕 샘터교회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글을 SNS에 공유한 데 대해 “소박하게 쓴 글이었는데 좀 놀랐고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 목사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바쁘셨을 텐데 무명의 한 목사 글을 읽고 공감해주시고 공유까지 하셔서 ‘참 세심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주 내내 사실 마음이 좀 불편했다. 교회발로 코로나가 재확산돼 개신교 목사로서 미안하기도 하고 많이 답답했다”며 “설교 준비가 잘 안 되더라. 나도 이런데 교인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우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평소 생각해오던 것들을 정리해서 설교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복절 광화문 집회나 대면 집회를 강행하는 일부 종교단체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안 목사는 “여러 교회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들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교회를 사유화하거나 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시키거나 권력의 놀음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 욕심이 작동하기 시작하거나 집착하게 될 때 자신의 말과 행동을 진리로 착각하게 된다. 그래서 선동하게 되는 것”이라며 “교회는 분명 시대적인 사명이 있어야 하고 깨어 있어야 하며 사회를 주도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에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고 교회가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극복을 위한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모두가 초유로 경험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무척 당황스럽고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연대하고 짐을 나눠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항상 위기에는 기회가 따라온다. 힘든 상황이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성찰하면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안 목사가 쓴 ’코로나 감염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말입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하라는 뜻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이 이 글을 공유한 것은 최근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라는 정부의 지침에도 서울, 부산 등지의 일부 교회가 이를 지키지 않자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는 호소를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교회들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대면 집회를 강행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