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필요해” “팬티 빨아줘” 도 넘은 진상 확진자 추태

입력 2020-08-25 09:43 수정 2020-08-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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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전담병원 간호사가 진상 확진자들의 추태를 고발했다.

수도권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A씨는 2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 때문에 간호사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며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A씨는 “‘음압병동인데 왜 다인실이냐, 1인실을 달라’거나 ‘왜 나를 가두냐’ ‘내가 왜 입원을 해야 하느냐’ ‘옥상이나 창문 어디냐. 나 뛰어내릴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며 항의하시는 분들이 있었다”며 “다른 병원이나 다른 병동 입원 환자들과 비교하면서 ‘여기는 왜 안 되느냐’는 식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코로나 입원비가 공짜라서 모든 것이 공짜고, 모든 물품을 다 제공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파스나 영양제를 달라는 사람이 있다. 밥이 너무 맛 없다고 반찬을 바꿔 달라고 투정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커피, 담배, 과일, 삼계탕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팬티를 빨아 달라는 분도 있었고, 어떤 남자분은 ‘필요한 게 없냐’고 물으니 ‘여자요’라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담배를 요구하는 환자도 있느냐’고 묻자 A씨는 “여기에서 열흘은 입원하니까 (담배 못 피우는 걸) 되게 힘들어한다”며 “담배를 숨겨서 오는 분들도 있었다.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난 적이 있어서 (환자들) 짐을 검사해봤는데 (흡연자를) 찾아내진 못했다. 택배 물품에서 각티슈가 이상하게 생겨서 뜯어봤더니 담배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답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불만을 표출한 환자들도 있었다. A씨는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발로 차거나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려 놓거나 수건을 바닥에 던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저희에게 기분이 나쁜 걸 투사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왜 항의를 하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병원이 호텔이나 서비스 업종이라고 생각하는지, 진짜 모르겠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오셨으니까 포기할 건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확진자들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을 해도 본인이 원하는 걸 들어주기 전까지 같은 말을 반복한다”며 “눈앞을 가리고 마스크 안이 습기로 가득 차게 되면 숨쉬기 힘들어지고, 다른 환자들도 돌보러 가야 한다. 방호복을 입고 듣고 있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방역 당국에 인력 부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8월 중순부터 환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왔다. 병원은 방역 물품이 한 달 분량 있다고 얘기하지만, 언제 고갈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안 좋은 상황이 생기면 사직률이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