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박인비가 ‘커트라인’ 더 험난해진 올림픽 본선행

입력 2020-08-25 09:33 수정 2020-08-25 09:43
박인비가 지난 7월 30일 제주도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11번 홀에서 임시 캐디로 나선 남편 남기협(오른쪽) 코치와 그린을 살피고 있다. KLPGA 제공

박인비(32)가 여자골프 세계 랭킹 8위로 도약했다. 이제 2021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 가능한 순위로 들어갔다. 한국 여자골프의 올림픽 본선행 경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의 합류로 더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게 됐다.

박인비는 25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 여자 골프 랭킹(WWGR)에서 평균 포인트 4.8794점을 기록해 지난주 12위보다 4계단을 끌어올렸다. 지난 24일 스코틀랜드 로열트룬골프클럽에서 폐막한 2020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오픈을 최종 합계 1언더파 단독 4위로 완주한 결과가 반영됐다.

WWGR은 올림픽 여자골프 본선행을 결정하는 지표다. 올림픽 골프를 주관하는 국제골프연맹(IGF)은 내년 6월 말 WWGR을 기준으로 국가마다 상위 2명에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여자골프의 한국과 남자골프의 미국처럼 톱랭커를 다수 보유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본선행이 허용된다.

박인비의 세계 랭킹 8위는 한국 선수들 중 4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박인비가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 ‘커트라인’인 셈이다. 박인비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한국 선수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 3위 박성현(27), 6위 김세영(27)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세계 랭킹 ‘톱10’으로 진입했다. 이제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질주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다. 박인비는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이미 올 시즌 1승을 신고했다. 앞으로 승수를 쌓으면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주만 해도 한국의 ‘커트라인’은 김효주(25)였다. 김효주는 랭킹 9위에서 10위로 내려갔다. 그 뒤에 랭킹 11위 이정은6(24), 13위 유소연(30)이 있다. 모두 올림픽 본선행 가시권에 있는 주자들이다. 한국은 랭킹 19위 허미정(31)까지 ‘톱20’에 8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임희정(20)은 랭킹 21위를 유지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지켰다.

AIG 위민스오픈 챔피언 소피아 포포프(28·독일)는 세계 랭킹을 304위에서 24위로 끌어올렸다. 무려 280계단이나 도약했다. 포포프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사상 가장 낮은 순위로 우승한 선수다. 이제 올림픽 본선행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