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름 추구가 파시즘? 웹툰협회 유감”

입력 2020-08-24 22:44
여성단체들이 경기도 판교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제공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혐오 표현을 규탄하며 경기도 판교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던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가 “웹툰협회가 지키려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가부장적 규범”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지금 여기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장소에 사회의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사람들이 있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증진해야 하는 사명이 있는 우리는 차별과 혐오가 사라질 때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번 성명서는 이날 웹툰협회의 입장문에 대한 반박이다. 웹툰협회는 기안84 혐오 논란에 비판에 통감한다면서도 연재중단이나 작가퇴출을 강제하려는 행위는 파시즘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웹툰협회는 여성혐오,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하와 조롱에 대한 비판에 통감한다면서 그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웹툰협회가 웹툰계를 대표해 하나의 작품에 대한 비판에 통감할 수 있다면 책임도 질 수 있어야 함에도 작가와 플랫폼을 평가절하하는 기자회견이나 항의 방문은 안 된다며 호통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웹툰협회는 정치적 올바름 추구가 곧 파시즘이라는 낙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검열에 단호히 반대하지만 차별과 혐오는 언제나 사회적 소수자를 향하기에 이를 막는 것은 검열이 아닌 공동체 모두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웹툰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독자들의 비판과 지적, 단순 주장과 견해 이상의 연재중단과 작가퇴출을 강제하려는 물리적 위력행사는 단호히 반대하고 배격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등으로 꾸려진 여성단체들이 경기도 판교에 있는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안84와 네이버웹툰은 혐오 장사를 중단하라”고 외친 행위에 따른 입장문이다. 당시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 이후 네이버 이용자 1167명의 서명서와 요구안을 네이버웹툰 본사에 제출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