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간 이어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양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없고, 누구나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트나 식당,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모든 공간이 감염병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6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1만766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발생 사례는 258명, 해외유입 사례는 8명이었다. 지난 사흘간 300명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주말동안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많이 참여했고 많은 교회에서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며 “주말에 있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앞으로 생기는 추가 전파를 차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집단감염 발생 사례는 줄었지만 산발적인 감염은 이어졌다. 특히 카페와 식당, 패스트푸드점, 마트, 식당, 법원, 공공기관 등 생활밀착형 장소에서 감염이 다양한 경로로 발생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카페와 음식점, 직장과 병원 등 생활공간 곳곳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누구나 전파자가 될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6월 유행을 주도했던 방문판매업체나 투자·사업설명회와 관련한 집단감염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관련 사업설명회가 열린 서울 관악구 무한그룹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이는 전남 순천까지 전파됐다. 전날 순천 홈플러스 푸드코트와 관련한 확진자가 11명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명이 지난 13일 무한그룹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푸드코트 관련 사례를 포함해 25명의 확진자는 무한그룹 관련 집단감염으로 재분류됐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와 관련해선 40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76명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보수단체 집회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광화문 일대에 열린 모든 집회 참가자들에게 진단검사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이날도 34명 늘어 875명에 달했다. 충남 천안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관련해선 지난 2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9명이 추가로 나와 총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많은 인원이 함께 이용하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내 감염도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 구로구의 한 버스회사에서 운전기사 3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부 버스 노선이 한때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주, 다음 주까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향후의 전망을 결정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