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도 베이징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과시하고 경제살리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 우한의 워터파크에서 사람들로 가득 찬 ‘풀 파티’와 곧이어 맥주 축제가 열리고 수도에서 국제영화제까지 개최되자 중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제10회 베이징국제영화제가 ‘꿈과 분투’를 주제로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
베이징국제영화제는 당초 지난 4월 1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기한 연기됐었다.
연기 4개월여 만에 수도 베이징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
두페이진 베이징 국제영화제 선전부장은 “올해 이 영화제는 매우 힘들게 열게 됐다”면서 “이런 특수한 시기에 열리는 이 영화제는 중국이 6개월 이상 진행된 방역에서 큰 성과를 거뒀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영화 팬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국제영화제에서는 300여 편의 국내외 영화가 상영되며, 처음으로 250편이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TV로도 20편을 볼 수 있다.
영화제에서는 10가지 주제의 포럼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리며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투자 전시회도 마련됐다.
앞서 지난 19일 국제영화제 기간에 상영될 영화 티켓은 영화예매사이트인 타오퍄오퍄오에서 판매 시작 10분만에 72%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전쟁과 평화, 시네마 천국, 아키라, 매트릭스 3부작 등 일부 영화 티켓은 몇 초 만에 매진됐다.
베이징 직장인 쉬루(25)씨는 “친구 2명과 함께 ‘살인의 추억’ 표를 사려고 했는데 1초 만에 매진돼 단 한 장도 사지 못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사람들이 어떻게든 즐기는 방법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예시카 하우스너와 호주의 미국 영화제작자 시드 가니스 등 해외 주요 인사들은 영화제에 대부분 불참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8500개 이상의 영화관 문을 열었으며 항일 실화를 소재로 한 전쟁 영화 ‘빠바이’(八佰·팔백)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최근 1000만 위안(17억2000만원)어치 영화 쿠폰을 뿌리면서 영화 산업 지원에 나섰다.
앞서 중국 우한에서는 4일간 맥주 축제가 열려 여러 명이 마스크를 벗은 채 술을 마시거나, 부모가 어린 자녀의 마스크를 벗기는 모습도 포착돼 논란이 됐다. 해당 축제에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최소 1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의 마야해변 워터파크에서는 지난 15일 수영복 차림을 한 사람들이 몸을 서로 맞댄 채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풀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