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학 앞둔 영국… 총리도 장관도 “학교 보내달라” 호소

입력 2020-08-24 15:39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 조셉 가톨릭 초등학교를 방문해 대면수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다음달 개학을 앞두고 “자녀들을 등교시켜달라”며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저녁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영국의 학교 전체를 다시 개교하는 것은 ‘정부의 도덕적 의무’”라면서 “어린이들에게 학교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코로나19로 5개월간 학교 문을 닫았다. 6월 초 일부 학교에 대해 등교가 허용됐지만 등교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18%에 불과했다. 다음달엔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에서 등교가 재개된다. 스코틀랜드 지역은 이달 초부터 단계적으로 등교를 재개해 지난 18일 전면 개학했다.

앞서 영국 보건부 등 관련 당국은 이날 “어린이들이 집에만 있는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보다 더욱 해롭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의 보건장관들도 지난 주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낮고, 특히 감염으로 사망할 확률은 예외적으로 아주 낮다. 등교하지 않는 것은 어린이들이 장래 인생에서 성공할 능력을 저하시키고 신체적 정신적 발달과 건강에 해가 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도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할 확률은 매우 작지만 학교에 가지 않음으로써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를 어린이가 성인에게 전파하는 것보다 성인이 성인에게 전파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만으로는 어린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며 전면 개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교사노조 등은 전면 등교에 ‘플랜 B’는 마련돼있지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최대의 교사 연합회인 국립교육노조(NEU)는 “등교를 재개하기 위해선 더 많은 직원과 추가 교육 공간, 그리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영국여성교원노조(NASUWT)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의 중요성은 당국에 의해 강조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