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효자’는 역시 건조기

입력 2020-08-24 15:36
삼성 건조기. 삼성전자 제공

긴 장마에 ‘효자’는 건조기였다. 역대 최장 장마였던 올여름 가장 잘 팔린 가전 중 하나는 의류건조기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7월 건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0% 이상 성장해 자사 기준 역대 최고 국내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 건조기(9·14·16·17㎏)의 전체 판매 대수 중 14㎏ 이상 대용량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94%까지 올랐다.

17㎏ 건조기는 출시 후 약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여름에는 역대 최장 장마까지 겹쳐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빨래를 말리기 어려워지자 대용량 건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건조기 가운데 스팀기능이 탑재된 건조기의 판매 비중이 7월에 80%까지 급상승했다. 16㎏ 건조기 중 스팀 모델을 선택하는 비중은 90%를 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길어진 장마, 신제품 효과 등의 영향으로 건조기 판매가 전년에 비해 늘었다”며 “스팀 건조기, 대용량 의류관리기 등 신제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LG전자 제공

SK매직은 의류건조기가 장마 기간인 7~8월 판매량이 전월(6월)대비 1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서는 6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의류건조기의 판매가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쿠쿠전자 의류건조기 역시 6월과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각각 25%씩 성장했다. 위닉스의 경우 건조기 판매량이 1~7월 전년대비 70% 늘어났다.

올해 건조기 판매 증가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 효과도 있다. 이 사업으로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살 때 구매 비용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2015년 5만대 규모였던 건조기 시장은 2016년 10만대, 2017년 60만대, 2018년 100만대, 2019년 150만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긴 장마 속에 이런 흐름이 가속해 연간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