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뼈까지 발라줬다” 확진자 갑질에 간호사들 분통

입력 2020-08-24 14:33
21일 전주의 한 소방서 앞에서 탈진해 쓰러진 의료진 모습. 전주시 페이스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무리한 요구와 개인적 투정을 일삼는 실태가 공개됐다.

최원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은 못할망정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너무 화가 난다”며 의료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중요한 물건을 전달해주거나 할 순 있지만 수시로 택배나 자장면 배달시키시는 분도 있다”며 “1층에 가서 음식 받아오라고(시키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격리복을 입고 환자에게 삼계탕 뼈를 발라 준 의료진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된다고 설득하는 시간이나 그냥 해주고 마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니까 실랑이하다 지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못 하니까 업무가 마비된다”고 밝혔다.

최 간호사는 병실 내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가둬놓고 학대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료진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며 의료진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반 환자를 10명 보는 것도 벅찬데 격리복을 입고 벗는 것을 반복하며 간호사 1명당 확진자를 10명씩 본다더라”며 “인력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앞서 최 간호사는 자신의 SNS에 “당신이 택배 하나 외부음식 주문 하나 받을 때마다 그거 넣어주려고 담당 간호사는 한여름에 숨 막히는 격리복을 입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방역물품 부족한데 지금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느냐”고 일침을 놓은 바 있다.

최원영 서울대병원 간호사 페이스북 캡처

박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