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 공개되는 ‘조국흑서’…무슨 내용 담겼나

입력 2020-08-24 14:31 수정 2020-08-24 15:16
‘조국흑서’ 필진. 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권경애 변호사. 천년의 상상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조국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대항하는 이른바 ‘조국흑서(黑書)’가 25일 출간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권경애 변호사, 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가 필자로 참여했다. 평소 조 전 장관과 문재인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해 온 저자들이 어떤 내용을 썼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서출판 ‘천년의 상상’은 24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25일 출간된다고 밝혔다.

‘신동아’가 확보한 원고에 따르면 진 전 교수는 책에서 “지금 보수집단 내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586 정치 엘리트가 새로운 보수 세력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진보적 시민단체에서 하는 짓은 옛날엔 우익 관변단체가 하던 짓이다. 저들에게서 보았던 모습을 지금 이들에게서 보고 있다는 것은, 보수집단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8월 25일 발간되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표지. 일명 조국흑서로 불린다. yes24 캡처.


진 전 교수는 “과거 386은 노동자·농민을 대변한다는 자의식이 있었다. (반면) 지금 586 정치 엘리트들은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그래서 조국의 반칙이 그들에게는 반칙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들 살아왔으니까”라고 비판했다.

서민 교수는 팬덤 문화가 장악한 정치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팬덤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 팬덤은 나치 때 게슈타포가 그랬던 것처럼 정권에 대한 건설적 비판마저 봉쇄하는 친위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지금 소위 문팬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의 팬덤이 보이는 모습이 바로 그렇다”고 했다.


책에서는 조국 사태 당시 논란이 됐던 ‘사모펀드’ 이슈도 담겼다. 진 전 교수의 사회로 김경율 회계사와 권경애 변호사가 사모펀드 논란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김 회계사는 “김어준류가 코링크PE는 익성 소유라고 끈질기게 주장하는데 코링크PE가 익성 소유라고 주장하려면 하다못해 통장 한 줄, 전표 한 장이라도 들고 와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는 저자들이 왜 정권을 비판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김 회계사는 조국에 대한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했고, 권 변호사 역시 민변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섰다는 식이다.

책은 “황우석의 음모를 밝혀냈던 강양구 기자는 이제 문재인 정권의 음모를 밝히고자 합류했다. 사회의 기생충을 알아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서민 교수도 문 정권의 대변 검사를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어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자진해서 무덤으로 들어갔던 미라논객 진중권이 조국과 그를 옹호하는 문팬들에 의해 풀려나왔다”며 “지난 시절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우리는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현 정부와의 싸움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율 회계사. 윤성호 기자

340쪽 분량의 이 책은 각자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명의 사회자를 두고 전문가 두 명이 대담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뉴노멀! 멋진 신세계가 열렸다’, 2장은 ‘미디어의 몰락, 지식인의 죽음’, 3장은 ‘새로운 정치 플랫폼, 팬덤정치 등의 이름을 달았다’이고 4~7장의 제목은 ‘금융시장을 뒤흔든 사모펀드 신드롬’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도박’ ‘위선은 싫다! 586 정치 엘리트’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위하여’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