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춤 추고 구호?…민주노총 행사 참가자 중 확진자 나와

입력 2020-08-24 14:02 수정 2020-08-24 14:38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페이스 쉴드를 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조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워킹그룹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중단, 남북합의이행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종각역 주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기자회견 참가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24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소속 A씨가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광복절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같은 날 집회를 개최한 민주노총에 대해선 진단 검사 촉구 등 동일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감염 위험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었다. 방역 당국의 판단과 달리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앞서 민주노총의 15일 행사에는 20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행사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사실상 집회로 진행됐다. 일부 참가자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단체로 율동을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측은 당시 참가자 전원이 마스크는 물론 페이스 쉴드(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와 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실행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민주노총은 행사 장소가 사랑제일교회 집회 참가자 등이 머물렀던 광화문광장과 인접했던 점 등을 고려해 진단검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참가자 전원에게 검사받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평택 소재 병원에서 검사받은 A씨가 양성 판정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A씨는 현재 지역 내 격리시설 부족으로 자가격리 중이다. A씨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나머지 동료 조합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8·15 전주에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있었던 점, 대회에 참석한 조합원 가운데 A씨만 양성 판정된 점에 비추어 8·15 기자회견이 감염의 원인이라고 단정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