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안철수의 분노…“정부, 장수 뒤에서 짱돌 던져”

입력 2020-08-24 13:51 수정 2020-08-24 14:10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사 총파업과 관련해 “위기 속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사들을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의사들과 소통 노력도 없이, 공청회도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위기 속에서 국정을 책임진 제대로 된 정부·여당이라면 방역의 최전선을 책임진 사람들이 자기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가 말하는 대로 지금은 코로나 전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완전히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10년 이상이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을 꼭 지금, 이 시점에 밀어붙이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라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당장은 실효성이 없다며 꼬집은 것이다. 그는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장수들 등 뒤에서 도와주기는커녕 짱돌을 던지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과정도 문제 투성이다. 국가 의료체계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을 제대로 된 공청회나 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도 없이 밀어붙이고, 반발하면 면허정지니 행정명령이니 윽박지르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느냐고 묻는다”며 “이것이 전형적인 억압 행정이고 불통 행정 아닌가”라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일보DB

안 대표는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직접 싸울 수 없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자극하고,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은 꺼내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지금도 지방 의대 정원의 상당 부분이 수도권 학생으로 채워지는 상황에서 지방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10년간 지방 근무를 강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 없이 왜 의사들이 수도권과 대도시에만 있느냐고, 왜 성형외과나 피부과로만 몰리느냐고 백날 이야기해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료체계 개편 문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공론화하면서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의료계를 향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일”이라며 “파업을 철회하고, 왜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닌지 설명하고, 취약지역의 국공립병원 설립과 합리적인 의료수가 등에 대해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면 국민들도 손을 들어주실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기 앞에서 의사 총파업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께서 직접 나설 의향은 없는가”라며 “지금은 대한민국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코로나19 극복이고 이를 위한 의료계의 파업 철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