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트레블…바이에른, 다시 역사를 쓰다

입력 2020-08-24 12:24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이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다루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상대 파리 생제르맹을 꺾고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축구의 대표구단 바이에른 뮌헨은 강했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끊임없이 달려들었지만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버티고 선 바이에른 뮌헨의 골대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간결하고 굵직한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끝내 결승골을 뽑아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오다루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상대 파리 생제르맹을 1대 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컵을 합쳐 대회 6번째 우승이자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지휘를 받았던 2012-13시즌에 이어 7년 만의 트레블(모든 대회 3관왕)이다.

이날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한지 플리크 감독은 주요 공격자원으로 기존 선발 이반 페리시치 대신 유망주 킹슬리 코망을 투입했다. 코망은 후반 13분 요주아 키미히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상대 골망에 꽂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미 레알 마드리에서 3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어쩔 수 없었다.

경기의 백미는 과거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하기도 했던 바이에른 뮌헨의 수문장 노이어였다. 노이어는 이날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 때마다 먼저 적절하게 슈팅 각도를 좁히며 안정적인 선방을 해냈다. 상대의 역습 때는 수비수를 무색하게 하는 특유의 전진 수비로 먼저 상대 기회를 차단했다. 상대 공격수들은 노이어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실수를 연발했다.

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파리 생제르맹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멤버 음바페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했다. 마무리 슈팅은 번번이 노이어의 정면으로 향했고 특유의 탄력적인 볼터치도 찾기 힘들었다. 드리블 돌파가 실패하는 장면이 잦았고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실수로 맞은 단독 찬스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슈팅을 했다.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 역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축구칼럼니스트 토니 카스카리노는 “네이마르는 엄청난 재능을 지닌 선수이지만 앞선 경기에서도 보여줬듯 중앙 공격수 역할을 소화하기에 적합하지 못했다”면서 “차라리 측면에 배치됐다면 득점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이번 시즌 유럽 무대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11경기 동안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채 승리만 쌓아왔다. 이번 시즌은 특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토너먼트를 단판으로 끝내긴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대회 역사에서 전승 우승은 사상 최초다.

상대가 만만했던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토트넘 홋스퍼를 조별예선 원정에서 2대 7로 망신줬을 뿐 아니라 단판 토너먼트 준결승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버틴 우승 후보 FC 바로셀로나를 2대 8로 격파, 문자 그대로 ‘박살’냈다. 어느 포지션 할 것 없이 약점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플리크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팀 전체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훌륭했다”면서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조차 수비에 적극적으로 나서 공을 쫓았다. 완벽한 팀 퍼포먼스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파티를 언제까지 마치라고 정해주지 않았다”면서 “우승한 만큼 축하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