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학살 외면’ 도쿄지사에 항의 시위 “추도문 보내라”

입력 2020-08-24 11:52 수정 2020-08-24 12:08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 지사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도쿄도청 앞에서 열렸다.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 열린 이 시위에는 약 50명이 참가했다. 시위는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자영업자 다니구치 다케시(50)씨의 호소로 시작됐다.

일본 도쿄도 내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는 매년 9월 1일 시민단체 주도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식이 40년 이상 열려 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등 과거 도쿄지사들은 재직 중 이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다. 하지만 고이케 현 지사는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그는 올해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에 의하면 시위 참가자인 한국인 남상욱(41)씨는 “(고이케) 지사의 메시지(추도문)는 많은 도민이 역사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증오 없는 미래로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고이케 유리코는 9월 1일 추도문을 보내라(小池百合子は9月1日に追悼文を送れ)’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923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소문이 퍼지면서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죽인 대학살이 있었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