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주부·젊은층까지 투기”…통합당 “내 집 마련이 투기냐”

입력 2020-08-24 05:10 수정 2020-08-24 09:35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층마저 (부동산) 투기 대열에 뛰어들었다” “아직 부동산 투기 전염병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등 연이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래통합당은 “궤변을 시작했다”며 추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23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투기 전염병 백신 개발이 아직 안 되고 있다. 이는 진단과 처방이 따로이기 때문”이라며 “보수 언론도 ‘집권 3년 뭐했나’ 식으로 정권 타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투기시장도 시장이라는 시장만능주의를 옹호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부동산 스타 강사들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언론도 한때 분명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현상을 보았고 기사를 썼다”고 덧붙였다. 또 “그런데 이에 대한 처방이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신규 공급 확대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메뚜기식 작전세력의 먹잇감이 돼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전날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투기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층마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로 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돼 있기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걸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본업을 잊은 추 장관의 페북 정치가 다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그간 조용하더니 코로나19 혼란 속에서도 국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또다시 부동산 문제에 훈수를 두며 궤변을 시작했다”면서 “그런 논리라면 집값이 내려가도 문재인정부의 치적이 아닌 투기세력이 절제한 탓인가”라고 말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열심히 일하고 절약해서 내집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투기세력인가”라며 “제발 법무부 장관의 올바른 역할에 충실하라”고 썼다. 김 교수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애써 아파트를 구하려는 것이나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옮기려는 주부가 투기세력인가”라며 “부동산 정책 실패는 투기세력 때문이 아니라 내집 마련의 실수요자들까지 투기세력으로 범죄시하는 관념좌파의 비뚤어진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