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주 남부 라파예트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던 30대 흑인 남성이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라파예트 경찰은 전날 오후 8시쯤 “칼을 든 남성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지역의 한 편의점에 출동했다.
편의점 주차장에서 칼을 든 채로 발견된 용의자 트레이포드 팰러린(31)은 경찰이 체포를 시도하자 그 자리에서 도주해 경찰과의 추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테이저건을 사용해 그를 제압하려 했으나 체포에 실패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팰러린은 도주 과정에서 에반게린가 인근의 다른 편의점에 진입을 시도했다. 이 시점에서 2차 피해를 우려한 경찰은 팰러린에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10발 이상의 실탄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팰러린은 제압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경찰 측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국 전역이 분노에 휩싸인 가운데 또 흑인이 경찰의 손에 숨지자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항의하고 나섰다.
미국 자유시민연맹(ACLU)은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 사태가 무섭고 치명적”이라고 비난하며 팰러린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ACLU는 그러면서 남부빈곤법률센터와 함께 팰러린의 사망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마가렛 황 남부빈곤법률센터 대표는 “라파예트 경찰이 펠러린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며 “펠러린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분석과 투명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팰러린의 어머니 미셸 팰러린은 “아들은 사회불안장애를 앓고 있어 치료를 받고 있었다”면서 그의 사망과 관련해 팔라예트 경찰을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시민에 대한 경찰 총격이 불합리했다는 지적이다.
루이지애나주 경찰 당국은 라파예트 경찰의 요청에 따라 출동 경찰관이 총기 사용 관련 규정과 표준 절차를 지켰는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