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연이틀 부동산 훈수 “집값 급등, 정부 탓 아냐”

입력 2020-08-23 20:06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연이틀 게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권경애 변호사는 “정부 담당자들의 메시지가 투박하고 한심하고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정부의 잘못이 아닌 투기 세력과 일반화된 투기 심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당시 대통령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면 결과가 그렇게 참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국민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억지로 축출했다고 믿는 세력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통령이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로 물러나야 한다며 위기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집값 급등의 원인을 투기 세력으로 돌렸다. 추 장관은 “투기 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 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일반인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23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주장을 되풀이했다. 추 장관은 “‘부동산 투기전염병 백신’ 개발이 아직 안 되고 있다”며 “단기 대책은 메뚜기식 작전세력의 먹잇감이 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 3년 안에 (백신이) 안 찾아졌다고 타박해 땜질 처방할 게 아니라 투기를 지금 못 풀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진지한 토론과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체로 찬성한다면서도 추 장관의 발언이 오만불손하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추 장관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 기사를 공유하면서 “전 정권은 악이요, 자신들은 선이라는 진영적 우월의식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광훈이 어둠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 이 분(추 장관)은 민주당의 전광훈 아닐까 싶을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