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석진욱 감독의 OK저축은행이 신영철 감독의 우리카드를 누르고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첫 승의 신바람을 냈다.
OK저축은행은 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KOVO컵 우리카드와의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5-22 25-23 23-25 25-22) 승리를 거뒀다.
OK저축은행은 조재성(23득점·성공률 50%)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내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박원빈(12득점·블로킹 6개)과 진상헌(6득점·블로킹 4개)도 높이를 굳건히 해(블로킹 득점 15-11) 승리에 기여했고, 김웅비(7득점)도 거들었다.
석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서브와 블로킹에 준비를 많이 했다. 예전엔 미리 작전을 짠 게 잘 안지켜지면 넘어갔다면 이번 비시즌 땐 질책도 했다”며 “센터에서 진상헌이 들어오며 안정감을 찾았고 레프트들도 부족한 부분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선 이런 비시즌 동안의 훈련이 제대로 경기력에 이어진 모습이었다.
경기 전 석 감독이 “외박을 줬는데 허리 부상을 입고 와 어제까지 몸 상태가 안 올라와 속을 썩인다”고 따로 언급했던 송명근(15득점)은 이날 막판 첫 승을 굳히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아쉬운 모습을 완전히 가릴 정도의 정확한 리시브와 공격으로 부상 우려를 완전히 씻은 모습을 보였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외국인 선수 없이 우리카드를 상대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미하우 필립(25)이 무릎 부상을 입으며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했던 펠리페 안톤 반데로(32)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현지에서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상태로, 구단은 이번주 내엔 비자 발급이 가능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펠리페까지 합류할 경우 컨디션이 좋은 조재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가 있다.
석진욱 감독은 “조재성도 계속 리시브 연습을 시키고 있는데 레프트든 라이트든 용병이 못할 때 교체 투입해 팀이 단단해진 느낌이 들게끔 하려 한다”며 향후 조재성의 활용 방안을 밝혔다.
우리카드는 라이트 나경복(35득점·성공률 55.36%)이 강렬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한성정(10득점) 류윤식(7득점) 등 다른 선수들에게 공격이 분산되지 못한 채 나경복 한 명에게 의존한 공격이 이뤄져 아쉬움을 남겼다. 3세트까지 29득점을 기록한 나경복은 4세트엔 6득점만 올렸고, 우리카드의 공격도 나경복의 컨디션과 함께 부침을 겪었다.
새롭게 주전으로 나선 세터 하승우와 공격진에 포진한 선수들 간에 콤비 플레이를 더 맞추는 게 선수가 대거 교체된 우리카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하승우는 작은 키(185㎝)에도 불구하고 이날 높은 점프력으로 3득점(블로킹 2득점)을 올리는 등 기본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여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복이가 잘 뚫리니까 승우가 경복이 쪽으로 많이 볼을 보냈다”면서도 “속공 토스가 안 되면 우승권 가기 힘들다. 속공 보고 큰 걸 보라고 연습 때부터 많이 주문했는데 하다 보니 우왕좌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OVO컵은 24일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A조 두 번째 경기로 이어진다. 남자부 결승전은 29일 오후 2시 치러진다.
제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