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앞으로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문화생활을 즐겨야 할까.
미국 CNN방송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실내 팝 콘서트 실험을 실시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양한 상황에 따른 바이러스 확산 수준을 확인해 앞으로의 실내 문화생활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 게 실험의 취지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할레 대학 연구진은 최근 18∼50세의 건강한 자원봉사자 1500명을 모집했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팀 벤츠코의 콘서트를 각각 다른 조건에서 세 차례 진행했다.
첫 번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같은 상황, 두 번째는 팬데믹 이후 위생 수준을 높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화하지 않은 상황, 세 번째는 입장객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1.5m 이상 간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상황으로 설정했다.
콘서트 참가자들은 모두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았다. 또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추적장치가 제공됐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만지는 곳이 어디인지를 추적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손에는 형광소독제를 사용했다.
팀 벤츠코는 “수개월 만에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정말 콘서트를 연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머지 않아 대규모 공연이 가능해졌으면 좋겠지만 바이러스와 함께 지내야 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에 참가한 시민 엘리 블레츠(20)는 “분위기가 정말 대단했고, 우리는 음악을 즐겼다”면서 “6개월만에 공연장에서 실제로 음악을 들으니 좋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규모의 실험이 유럽에서 시도되는 건 처음이며, 행사의 종류나 관객들의 행동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CNN에 “코로나19 때문에 또 다시 봉쇄를 하기는 쉽지 않지만 생활을 지속해나가는 데 위험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위험을 예측을 하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이런 행사들이 얼마나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킬 수 있을지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작센안할트주와 작센주는 이 실험을 위해 99만 유로(약 14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연구의 초기 결과는 가을에 나올 전망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심각해지고 있다. 독일에서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많은 2034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도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새 1071명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봉쇄 조처를 해제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