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8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바이러스의 종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면역학계 권위자 마크 월포트 박사는 “코로나19는 천연두처럼 백신으로 종식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며, 어떤 형태로든 영원히 인류와 함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포트 박사는 이날 BBC 라디오4에 출연해 “영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5명 중 1명이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80%는 여전히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면서 “독감처럼 정기적으로 백신을 재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월포트 박사는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처가 필요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포괄적인 봉쇄령 대신 더 선별적인 방식을 취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내용과 배치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술 발전으로 세계가 짧은 시간 안에 코로나19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1918년 스페인 독감을 극복하는데 2년이 걸린 것처럼 2년 안에 코로나19가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5000만명이었다. 월포트 박사는 “현재 세계 인구는 스페인 독감이 퍼졌던 1918년보다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사망자가 1000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미국에선 올 연말 하루 사망자가 6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CNN방송은 크리스 머리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이 21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12월에 미국의 하루 신규 사망자는 6000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면서 “지도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IHME는 올 연말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31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의 분석보다 1만5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2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17만5363명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취임 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올 경우 셧다운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코로나19를 통제할 때까지는 국가를 제대로 돌아가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 (과학자들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나는 셧다운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