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이번주 서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충돌을 대비한 대규모 해상 군사 훈련을 동시에 벌인다.
중국은 또 항공모함 타격 능력을 갖춘 최신 핵잠수함이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수위를 높이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군은 하이난다오 동남부 남중국해에서 24일부터 29일까지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하이난 해양안전국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는 훈련을 위해 하이난섬 남동쪽 해역이 봉쇄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군이 서해에서 별도의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미국 해군은 항공모함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를 지난달 4일 중국이 훈련중이던 남중국해로 보냈으며, 지난 21일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이 일본과의 연합 훈련을 마치고 남중국해로 돌아와 방공 훈련을 하기도 했다.
미 해군은 구축함인 USS 머스틴호를 대만해협에 보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사령부는 지난 19일 “중국의 영토보전과 주권을 보호하고 미국의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군이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25~26일 서해에서도 대규모 훈련을 한다. 중국군은 지난 21일 항행 고지를 통해 산둥성 칭다오 동쪽 해역과 장쑤성 롄윈강 동쪽 해역을 아우르는 대규모 지역에서 선박 입출을 금한 채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칭다오는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기지여서 훈련에 항모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군은 2016년 9월과 2017년 7월과 8월에도 이 지역에서 유사한 훈련을 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광활한 해역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훈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함, 대공, 대잠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것 같다”며 “중국군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뿐만 아니라 서해에서도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남중국해에서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훈련과 합동 훈련 형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20일 자국의 093B형 핵잠수함이 적함과의 모의 교전을 하고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이 담긴 8분짜리 동영상을 방영하기도 했다. 영상 공개는 미국 구축함인 머스틴호가 대만해협을 항해한 지 이틀 만이다.
093B형 핵잠수함은 기본형인 093형에 비해 우수한 수중음파 탐지 소나와 어뢰 등의 무기체계를 갖췄다. 특히 미사일 수직 발사 시스템을 갖춰 사거리가 220~540㎞인 중거리 순항미사일 YJ-18을 최대 24발까지 쏠 수 있어 미국 항모전단에 최대 위협으로 꼽힌다.
잠수함에는 또 최대사거리가 540km에 이르는 CJ-10 순항미사일의 개량형이 장착돼 있으며 적함으로부터 탐지를 피하는 첨단 기술도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