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모든 연차의 무기한 파업’ 돌입에 맞춰 의사 가운을 벗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중엽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를 비롯한 50여명의 전공의는 23일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본관 앞에 섰다. 그러고는 입고 있던 의사 가운을 벗어 한곳에 쌓아뒀다. 이 병원 전공의는 500여명으로 이번 파업에 80%가량이 참여했다. 응급, 중환자, 분만, 투석 등 필수 의료 업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업무는 제외했다.
전공의들은 담화문에서 “저희는 의료 정책의 결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10년간 의무 복무를 조건으로 한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을 막무가내로 얘기하지만 정말 의사 수가 부족한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를 요구하며 “정부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손을 내밀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가 파업을 시작했고 22일 3년차 레지던트, 이날 1·2년차 레지던트가 참여했다. 이로써 모든 전공의가 업무에서 손을 뗀 상황이다.
전날 보건복지부는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의대 증원 정책을 보류하고 의료계와 논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 등에서는 파업 등 단체행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협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일시적으로 미룬다는 말은 국민과 의료인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