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고희진 감독,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에 한 수 배웠다

입력 2020-08-22 18:39 수정 2020-08-22 18:41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이 2020 제천·MB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를 통해 가진 감독 데뷔전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한 수 배웠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KOVO컵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5-23 30-28 23-25 34-32) 승리를 거뒀다. 새 외인 바토즈 크라이첵(등록명 바르텍·32득점)에 집중된 삼성화재의 공격에 맞서 현대캐피탈은 다우디(16득점) 송준호(16득점) 이시우(7득점·서브에이스 2개) 등 다양한 공격 루트가 불을 뿜었다.

이날 경기는 고희진 감독의 감독 데뷔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V-리그에서 5위에 그친 뒤 신진식 전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수석코치였던 고희진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훈련과 연습했을 때처럼 밝고 신나게 패기 넘치게 보여주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경기 승패에 영향을 받아 자기 기량을 못 펼치는 게 아쉬운 거지 경기에 져서 아쉽다고 하긴 싫다”고 데뷔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6시즌 째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겸손하게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발로 하는 배구를 하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지만 선수들에게 올 시즌은 열심히 깨져보자고 얘기했다”며 “경기를 지면서 분명히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열심히 깨져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경험의 현대캐피탈이 패기의 삼성화재를 앞서나갔다. 1세트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 엎치락뒤치락하며 경합했지만 20득점 이후 바르텍과 정성규, 김시훈의 서브 범실이 연달아 터지며 자멸했다. 2세트에서도 계속된 듀스 접전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을 물고 늘어졌지만 1~2세트까지 점유율 58.82%에 달할 정도로 바르텍에 집중된 공격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방어해내며 세트 하나를 더 가져왔다.

3세트에서도 끌려가던 삼성화재는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함을 보여줬다. 교체 투입된 김동영이 19-21에서 두 번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21-2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박상하의 블로킹 득점과 바르텍의 백어택, 이어진 박상하의 속공으로 질 뻔한 경기를 한 세트 더 끌고 갔다. 4세트에서도 삼성화재는 바르텍과 박상하(10득점)가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해 현대캐피탈과 게임포인트를 수 차례 주고 받았지만 현대캐피탈은 28-28, 29-29 33-32에서 터진 송준호의 연속된 득점으로 결국 승리를 챙겼다.

최태웅 감독은 총 15명, 고희진 감독은 11명을 경기에 투입한 가운데 삼성화재는 바르텍에 치우친 공격루트가 아쉬웠다. 우리카드에서 큰 기대를 받고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황경민은 9득점(성공률 46.66%)에 그쳤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돌아온’ 송준호가 16득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제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