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에 최대 위기다. 그 위기의 중심에 서울이 있다”며 “서울의 방역이 무너지면 전국의 방역이 한꺼번에 무너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고, 인구밀도도 매우 높다. 서울로부터 지방으로, 또 지방에서 서울로 매일매일 유동하는 인구도 매우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바쁘실 줄 알지만 정말 걱정이 돼서 왔다. 걱정이 매우 크다”며 1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확진자 수가 300명 넘었는데, 이 300명이 900명이 되고 또 1000명이 넘고 하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엄중한 이런 시기에 서울시장 부재가 주는 공백이 크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지금 시장 권한대행이 시장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다”며 “한걸음 더 나아가서 시장으로서의 권한을 100% 발휘 해 주기 바란다”고 힘을 실었다. 또 ‘서울의 방역을 사수해야만 대한민국 전체의 안전을 지킨다’라는 결의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K-방역 성공의 핵심은 밀접 접촉자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신속하게 진단검사하고, 또 그 결과에 따라서 신속하게 격리하거나 치료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신속한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방해하는 일들도 벌어지고 아주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통해 정부의 역학 조사를 비롯한 방역 조치들을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며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교인 명단을 허위로 제출하거나 역학조사에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것을 염두해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주 신속하고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출입 통제가 필요한 곳은 출입을 통제하고, 집합이 금지되었던 곳은 반드시 집합이 금지되게 하고, 또 행정조사가 필요한 것은 신속하게 행정조사를 통해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중앙정부도 서울시가 요청하는 지원 사항이 있으면 충분히 뒷받침을 해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에 역학조사나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있다면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감염병관리법뿐만 아니라 공무집행 방해라든지 다른 형사 범죄도 적용해서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하고, 필요할 경우 현행범 체포라든지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든지 엄중한 법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면서 “‘공권력이 살아있다’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꼭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감염병에 대한 방역이라든지 재해재난에 대한 대처, 이런 경우는 개인의 어떤 인권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충분히 국민을 보호하는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에 공권력 행사는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온 문 대통령이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까지 한 것은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찰, 검찰, 이 모든 그 행정력이 합쳐져서 모든 노력을 다해도 감염병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국민들에게 정말 송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인데 하물며 방역과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일들에 대해 공권력이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해서 신속한 역학조사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그 바람에 방역에 구멍이 생겨난다면 정말 국민들께 면목이 없는 일이다”며 선제적이고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방역대응에 있어서는 서울시가 주체가 되고 경찰, 검찰, 중앙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해서 필요한 역학조사 등의 방역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함께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서울시 방역 현황과 상황 조치 대응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수고가 많다”며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명단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참석자 명단은 다 확보가 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서 권한대행은 “성북 사랑제일교회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저희들이 확보한 것에다 어제도 지금 현장에 가서 현장 조사 중이다”며 “계속 추가적으로 다른 자료들을 계속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필요하면 압수수색 영장까지 (고려)해서 지금 적극적으로 경찰하고 협의해서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서는 지금 중대본 차원에서 명단이 전부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확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자체별로 그 명단을 받으면 연락해서 관리해 나갈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병상부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중환자 병실을 비롯한 병상들의 확보는 충분히 가능한지 물었다. 서 권한대행은 “두 자릿수까지 발생할 때까지는 그래도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세 자릿수가 되니까, 또 특별히 요즘 나오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같은 경우에는 연세 드신 분들, 60대 이상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분들이 나중에 증세가 악화되면 중환자가 되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희들이 조금 더 중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수본하고도 같이 노력을 하고 있고, 지난 수요일 날에는 서울 지역에 있는 15개 병원장들과 함께 회의를 해서 민간 병원에서도 중환자실을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