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9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이날 국회 전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연기하려면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악화일로일 확률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온라인 전당대회를 콘셉트로 해 비대면 방식을 준비해왔고, 24일부터 권리당원 및 재외국민 투표가 진행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정당인데, 전당대회를 연기할 경우 이를 부인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고, 국민과 당원에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함에 따라 발생할 후보들의 선거운동 제약에 대해선 보완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전날 예정됐다가 취소된 MBC ‘100분 토론’ 일정의 경우 방송사와 협의해 다시 날을 잡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YTN이나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을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토론회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당원들에 사전 문자를 송출하는 방식도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7일로 계획했던 KBS 전국 방송 토론회는 25일로 일정을 당겨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22일 수도권 합동 연설회는 당초 계획대로 당사에서 생중계로 진행하되,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의 경우 사전녹화한 영상을 송출할 방침이다. 전당대회 당일 역시 참석이 어려운 이 후보는 연설을 사전녹화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후보가 지난 19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토론회 등 선거 관련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이와 관련해 김부겸 당 대표 후보는 당에 “선거 일정을 중단해달라”며 사실상 전당대회 연기를 요청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상황이 이런 것을 충분히 (김 후보가)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 일정을 그대로 진행키로 하면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 세 후보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김부겸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후보가 만일 당선되더라도 본인이 전대 장소에 나오지 못할 텐데,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다만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후보는 페이스북에 “떨어져 있지만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며 “권리당원들과 화상회의로 제한없는 토론을 나눌 것”이라고 썼다.
코로나19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이낙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가격리 나흘째 근황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후보는 “체온 36.5도 정상이다. 화상 녹화할 수도권 연설의 원고를 정리했다”며 “집 안에서 웅변하기는 어색하다. 면전에 계시는 분께 말씀드리듯 차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SNS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낼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