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규 확진자, 한국 209배”인데 트럼프 “한국, 끝났다”

입력 2020-08-21 12:04 수정 2020-08-21 12: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지에서 대선 유세를 갖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 끝났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한국, 끝났다, 끝났다(it’s over)”고 반복해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았던 한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되는 상황을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그들(한국)은 아주 큰 발병이 있었다”고 한국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상황이 악화된 것은 맞다”면서도 “여전히 미국은 하루 당 신규 확진자가 한국에 비해 209배가 높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위기 국면에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는 것이다.

WP는 최근 한국의 하루 당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225명으로 추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의 19일 하루 확진자 수를 4만 6500명으로 밝혔다. 이를 단순 비교하면 207배가 되는 것을 WP는 209배로 계산했다.

한국에선 20일 2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20일 기준 한국과 미국의 확진자 수를 전체 인구 대비로 계산해도 미국이 한국보다 25.5배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지에서 한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평가받았던 뉴질랜드와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뉴질랜드에 대해 얘기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질랜드, 끝났다. 뉴질랜드는 끝났다”면서 “어제 거대한 발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끝났다, 끝났다”고 되풀이했다. 이어 “어제 큰 발병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으며, 훌륭하게 처리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 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현재 557만 3501명이다. 사망자는 17만 4248명에 이른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는 특히 한국과 뉴질랜드에 대한 찬사에 짜증이 났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첫 확진자가 같은 날 나왔으나 한국은 광범위한 검사를 신속하게 추진해 확산을 재빨리 막았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의 최근 확진자 증가율이 대부분의 나라들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WP는 “한국의 확진자 증가율이 미국을 포함한 64개국보다는 낮다”면서 “한국의 확진자 증가율은 122개국보다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P는 “최근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한국의 209배”라며 “한국과 뉴질랜드의 신규 확진자를 합쳐도 미국의 200배”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올드포지에서 한 연설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면서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이는 끔찍한 일이 아니라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