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급증세에 ‘유동성 버블’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실물 경기 축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유동성 장세가 떠받치고 있는 자산시장과 실물 경기간 괴리를 더 깊게 만들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실제보다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지면서 ‘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 시장에서도 이같은 경고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유동성 공급은 특히 자산시장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실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과의 괴리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거품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유동성 공급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글로벌 경제를 본다면 경기는 개선됐다고 판단하기가 어렵다”면서 “통화승수가 오히려 꺾인 것을 봤을 때 현금은 돌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통화승수는 돈이 시장에서 얼마나 잘 도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유동성 지표다.
미국에서도 대형 기술주들의 단기간 주가 폭등과 함께 ‘증시 버블’ 논란이 나오고 있다. 그 한복판엔 올 들어 주가가 349%나 치솟은 테슬라가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무려 849.4배에 달한다. 아마존(PER 121배), 넷플릭스(85.5배) 등보다 10배 가까이 높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증시에 다소 광기가 있는게 확실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